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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한국 버섯, 서양 입맛 바꾼다

글쓴이   관리자 작성일 2006-12-11 11:52:49 조회수 9253

공짜 팽이버섯 20t … 서양 입맛 바꿨다 [중앙일보]
2006.11.15

"한국 농업도 이제 세계시장에서 먹혀드는 품목을 개발하고 수출해야 개방화 시대에 살아
남을 수 있습니다."

경북 청도군 이서면에 있는 버섯농장 '그린피스'의 박희주(53) 사장. 그의 꿈은 버섯 하나
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. 고교를 졸업한 뒤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 1983년 중동 건
설현장에서 번 300만원으로 버섯 재배를 시작한 그는 현재 연간 170억원(8000t 생산)의 매
출을 올리는 버섯회사 CEO로 성장했다. 해외로 눈을 돌린 박 사장은 98년 미국.캐나다에
이어 지난해 말부터 네덜란드 등 유럽시장까지 진출했다. 수출 물량은 올 들어 10월 현재
12개국에 616t(135만 달러)이며, 계약분까지 합하면 연말까지 200만 달러어치 수출이 무
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.

◆ 세계 무대로 진출=박 사장은 지난해 말 네덜란드의 바이어에게 팽이버섯을 팔아 달라
며 무작정 40t을 컨테이너 8개에 실어 보냈다. 미국.캐나다에 이어 5년 전부터 유럽시장
을 두드렸으나 한국산 팽이버섯을 알아주는 곳이 없어 '출혈 수출'을 감행한 것이다. 이
바이어는 버섯을 다 팔지 못하고 20t을 창고에 쌓아 두고 있었다. 버섯을 썩힐 수 없었던
박 사장은 바이어에게 남은 버섯을 한인식당 등에 공짜로 나눠주도록 했다. 또 직원 한 명
을 보내 '버섯샐러드' 등 요리법을 개발해 수시로 무료시식회를 열거나 음식박람회 등에
참여해 팽이버섯을 소개했다.

박씨의 '맛들이기'공세가 먹혀들면서 식당 등의 주문량이 점차 늘어났다. 자신감을 얻은
박씨는 올해 초 네덜란드에 사무실을 내고 직원 한 명을 상주시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
다.

그가 수출에 눈을 돌린 것은 외환위기로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내수로는 한계가 있다고
깨달았기 때문이다. 천신만고 끝에 미주.유럽시장을 뚫었고 자신감을 얻은 올해 초 영어
능통자 세 명으로 회사에 무역부도 만들었다. 생산에서부터 수출까지 모두 자체 해결하려
는 욕심에서다.

내년엔 500만 달러 수출이 목표다. 농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버섯류 수출액이
2005년도 280만 달러, 올 9월 현재 267만 달러(167t)에 지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엄
청난
액수다. 캐나다에 2700여 평 규모 버섯 농장을 건립하고 미국.러시아에 사무실도 낼 계획
이다.

◆ 끊임없이 품질 향상=14일 오전 찾아간 그린피스 6농장. 2층 철제 건물(1500여 평)의 문
을 열고 들어서자 기계음이 '윙윙'거린다. 한쪽엔 밀기울.목화씨 껍질 등을 담은 부대와
플라스틱 용기가 가득 쌓여 있다.

한 직원은 "버섯의 영양소인 배지(培地)를 만드는 곳"이라고 설명했다.

박 사장은 "1만2000평의 6개 농장에서 직원 300명이 근무하고 있어 버섯 농장으론 국내 최
대 규모"라고 말했다. 한마디로 '버섯 공장'인 셈이다. 이곳에서 생산하는 버섯은 팽이.새
송이.황금송이 버섯 등 세 가지.

83년 100여 평의 비닐하우스에 느타리버섯을 재배해 꽤 많은 돈을 번 그는 94년 융자금
등 8억5000여만원으로 1농장(600평)을 지었다. 그는 번 돈 대부분을 재투자하면서 농장
을 늘려 갔다. 98년엔 버섯 생산을 위한 연구실을, 99년엔 기계를 직접 만드는 기계제작부
까지 설립했다. 연구실에는 대학에서 미생물 등을 전공한 전문가 다섯 명이 우수 배지 개
발 등 버섯 품질 향상을 위해 연구 중이다. 기계제작 덕분에 2003년 문을 연 6농장의 자동
화 비율을 80%로 끌어올렸다. 그는 귀농인 10여 명의 버섯 재배를 지도하고 인근 여섯 농
가와 수익을 절반씩 나누는 협업농장을 별도 운영 중이다.